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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삼성' 도약 위한 ARM 인수, 이재용이라면 해낼까

경영 족쇄를 벗고 '뉴삼성' 도약을 가속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국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의 '키'인 현지 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 인수 추진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지형을 흔들 '세기의 딜'이라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 부회장의 결단에 회사의 운명이 달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부회장은 멕시코와 파나마 등을 차례로 방문하고 16일 영국에 도착했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과 해외 현장 경영을 병행하고 있다. 이날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 앞서 이 부회장이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ARM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나와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했다. 현재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대부분(90% 이상)은 ARM 설계를 기반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물론 미국 퀄컴과 애플 등 주요 브랜드가 ARM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 왕좌를 노리는 삼성전자에게 ARM은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매물이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지만,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AP는 퀄컴, CPU(중앙처리장치)는 인텔,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엔비디아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팹리스(반도체 설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5년 4773억 달러(약 665조원)로, 메모리 반도체(2205억 달러)의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기존 산업이 고도화하는 시기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를 확대하고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을 끌어올려 3대 분야를 모두 주도하는 초유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올해 드러내기도 했다. ARM 인수가는 적어도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가 올해 2월 ARM 인수를 포기한다고 발표했을 당시 400억 달러(55조7400억원)의 가치를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기준 125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재정적 여건이 받쳐주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 앞에 두 개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엔비디아의 인수가 불발된 것은 인수를 최종적으로 확정하기 위해 필요한 미국·영국·중국·유럽연합(EU) 등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해서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약 10조원에 인수할 때도 마지막 관문인 중국의 승인을 가까스로 얻은 바 있다. 국가 핵심 경쟁력이나 마찬가지라 눈치 싸움이 치열한 만큼, 인텔과의 파트너십 등 연합전선 구축 전략에 힘이 실린다. 다음으로 넘어야 할 산은 ARM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다. 올해 4~6월 30조원이 넘는 순손실을 봤는데, 이는 회사 역사상 가장 큰 분기 손실이다.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선제 투자한 기술·성장주의 가치가 급락한 것이 원인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거래가 무산된 이후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ARM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노리고 있어 매각 계획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9.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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